아찔한 실수. 반건조 오징어. 무서웠어요.

 어제저녁 식사는 정말. 무서움 그 자체!. 어처구니없는 저의 실수였지만 제 몸에 나타나는 증상들이 무서웠고, 스트레스로도 다가왔고... 아~ 정말 다시금 섭취하는 음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어요.

 다신 이런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글을 적어봅니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 옆에 있던 친구도 아찔했다고... 저보다 더 크게 저를 혼냈어요. 정말 음식은 무섭습니다.

 사건의 시작은 이러했어요.

 마트에 친구와 먹을것을 사러 갔는데, 왜 그랬는지 그날따라 오징어가 눈에 딱 띄었어요. 그래서 아무런 의심 없이 2개가 포장된 반건조 오징어를 집어 들었어요. 

 오랜만에 친구랑 반건조 오징어를 먹을 생각에 정말 신이났더랬죠. 제 식단이 은근히 나가서 먹을 게 없다는 것 정도는 아시죠? 

 오랜만에 고기 아니고 달걀 아니고 치즈 아니고~ 오징어로 단백질 채울 생각하니까 정말 정말 신이 났어요. 소확행이 이런 거라고 할 만큼 설레고 행복했으니까요.

 친구랑 신나게 반건조 오징어를 손으로 쭉쭉 찢어서 마요네즈에 찍어먹었어요. 

 좀 짜네~ 하면서 신나게 마요네즈에 찍어서 두마리는 순식간에 없어졌어요. 오징어를 먹으면서 좀 짜길래 배를 연신 집어먹었어요.

 오늘 갈증이 나나보다~~ 하면서 큰 배를 하나 다 먹고 오징어도 다 먹고~ 그렇게 5분 정도가 지나고 나서, 목이 살짝 간질간질거립니다.

 오늘 밖에서 추웠나? 하면서 물을 살짝 마셔보는데 목감기의 그 가려움이 아닌걸 순간 인지하기 시작...

 얼른 가서 세수를 했는데 입술이 보톡스 맞은 사람처럼 부풀어서 뒤집혀있더라고요. 친구에게 내 아랫입술이 이상하지?라고 물으니.. 응~ 부은 거 같은데?라는 대답...

 그리고 쓰레기통을 뒤져서 반건조 오징어 포장지를 꺼내 듭니다. 아... 진짜... 순간 뭘 잘못 본 줄... 알았어요.

 성분표에 오징어, 간장, 밀가루 제일 크게 쓰여있었어요.!!! 진짜 머리에 지진 나는 줄 알았어요. 미쳐 영양성분표를 보지 않는 저에게도 화가 났고, 그냥 좀 짜네 하면서 아무런 의심 없이 오징어를 먹었던 것도 화가 났고...

 반건조 오징어에 간장이랑 밀가루가 들어가 있을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요???!!!!

 정말 거의 반년만에 간장 처음 먹었고... 설마 하던 콩과 밀가루는 확실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어요.

 목구멍은 점점 더 가렵기 시작했고, 비정상적인 열도 났고요. 제 배는 올챙이 배를 넘어서 바가지 엎어놓은 것처럼 불뚝 부풀었어요. 배는 시간이 경과할수록 더 볼록해져서... 친구에게 만져보라고 했죠. 친구가 제 배 만지고 정말 깜짝 놀라서 눈이 동글해졌어요.

  나중엔 이미 먹은 걸 어쩌냐 하면서 제가 허허~ 거리니까 친구가 다신 먹지 말라고 무섭다고. 절대 다신 먹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제 배가 정말~ 누가 뱃속에 들어가 있는 거처럼 불룩 나와서 거의 뭐... 아~ 지금 생각해도 너무 무섭네요.

 배는 계속 보글거렸고 더 불룩 나왔고 다행히 오징어를 먹는 중간에 배를 많이 먹어서 그런지 목이 가려운 것은 4시간 정도 지나니까 가라앉았어요. 전 같으면 자고 나야 없어졌는데 아무래도 시즈닝으로 들어있는 거라서 양이 적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늘 마트에 가면, 식당에 가면, 뭘 봐도 영양성분표부터 봅니다. 이건 이제 습관이 되었고, 눈앞에 음식을 그냥 덥석 먹는 경우는 거의 없어졌어요. 늘~ 의심합니다. 내가 먹어도 안전한 것인가 하고...

 근데 어제는 정말 뭐에 씌웠었었나 봐요. 반건조 오징어라고 쓰여있으니 전혀 의심하지 않았으니까요. 정말 무섭네요.

 음식이 내 몸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 한번 몸으로 확인하는 날이었고, 다시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영양성분표는 칼로리보다 중요하고~! 내가 먹는 음식이 내가 된다는 사실. 아...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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